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효월의 종언/라비린토스

표본의 꿈

by 주니별 2023. 1. 11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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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일단 말을 내뱉기는 했는데 다른 대처 방법을 생각해 낼 자신이 없어…….

복슬이: 한동안 저기서 고민 좀 해 볼게.

응웰리 티아: 저 아이, 많이 우울해 보이던데요. 말은 못 알아들어도 저는 알 수 있어요.

응웰리 티아: 이럴 때는 쓰다듬어 주면 기운을 내더라고요. 당신이 저 어린 트롤을…… 아니, 복슬이를 '쓰다듬어' 주시면 좋겠어요.

응웰리 티아: 처음에는 싫어할지도 모르지만 금세 기분이 좋아져서 기운을 되찾을 거예요.

 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틀렸어. 아무 생각도 안 떠올라.

복슬이: 우물우물! 무, 무슨 짓이야……!? 날 동물 취급하지 마……!!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 에, 에헤, 에헤헤헤헤헤헤…….

복슬이: 왠지…… 기운이 나네.

응웰리 티아: 보아하니 평소대로 돌아온 것 같네요. 복슬이는 잘 해낼 수 있을 테니까 힘내.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이 얼간이!라고 하고 싶지만…… 보관원을 지키려다가 라비린토스까지 파괴할 뻔한 나야말로 진짜 얼간이였어.

복슬이: 이제 라비린토스의 연구원에게는 도움을 받을 수 없으니까 당신과 의논해야겠어.

복슬이: 당신은 모험가라서 이런저런 적과 싸워 왔지? 끈질긴 마물을 쓰러뜨릴 때, 대체 어떻게 해……?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권연벌레는 열대 출신이니까 확실히 저온에 약하겠지. 하지만 온도가 낮아지면 공기 중의 수분이 얼어붙으면서 소장품에 영향을 미칠 거야.

복슬이: 아니, 잠깐…… 공기? 그래, 질식시키면 되겠다!

복슬이: 그럼 소장품이 손상되는 일도 없을 거야! 석회암에 염산을 뿌려서 발생하는 기체를 공기 중에 가득 채우면 돼…….

복슬이: 쇠뿔도 단김에 빼랬으니까 일단 해 보자! 염산은 나와 응웰리 티아가 준비할 테니까 당신은 석회암을 부탁해.

복슬이: 제33기 확장 갱도에 가면 '적당한 석회암'이 굴러다닐 거야. 몇 개 정도 구하면 아르케이온 보관원 앞으로 가져와!

응웰리 티아: 대처 방법을 생각해 냈나 보네요. 저한테도 가르쳐 주실 수 있나요?

응웰리 티아: 그렇군요, 알겠습니다! 그럼 저는 복슬이와 함께 염산을 준비해 둘 테니 '적당한 석회암' 조달을 부탁드려요!

 

복슬이: 염산 준비는 끝났어. '적당한 석회암'은 구해 왔어?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고마워! 그럼 당장 보관원에서 권연벌레 소탕 작전을 시도해 보자.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기체를 실내에 가득 채우는 건 성공했어. 이제 결과가 나올 때까지 기다리기만 하면 돼…….

 

복슬이: 난 말이야…… 줄곧 고독했어.

복슬이: 무슨 연유인지 동족보다 두뇌 회전이 빠른 개체로 태어나 부모가 멍청하게 느껴져서 반항만 하다가 버림받았거든…….

복슬이: 운 좋게 인간의 손에 거둬져 자랐지만 결국, 생체 샘플 취급밖에 받지 못했지. 이렇게 누군가와 대화도 할 수 없었어.

복슬이: 그래서 자료가 유일한 내 친구였어. 보관원 안에 갇혀 있던 나에게는 소장품을 통해 보는 광경이 세상의 전부였지.

복슬이: 내가 권연벌레를 해치우고 싶은 이유는 나에게 세상을 가르쳐 준 자료들을 지키고 싶어서야.

복슬이: 물론 내 지성을 인정받아서 좋아하는 연구에 몰두할 수 있다면 기쁘겠지. 하지만 그 이상으로 난 보관원을 지키고 싶어.

 

응웰리 티아: 좋은 소식이 있어……!

복슬이가 생각한 대처 방법은 대성공이야! 권연벌레는 전멸했고 소장품에도 흠집 하나 생기지 않았어!

방들린: 훌륭하군요. 가장 적합한 대처 방법을 생각해 냈어요. 지금은 시험적으로 한 구역만 테스트했지만 곧 보관원의 모든 구역에 똑같은 조치를 취할 겁니다.

방들린: 약속한 대로 당신의 지성을 인정하겠습니다. 샘플이 아닌, 지성을 가진 존재로서 대할 테니 당신은 견습 연구자가 되어 연구에 힘쓰세요.

복슬이: 우물우물…… 해냈어! 내가 보관원을 지켰어……!

복슬이: 당신 덕분이야. 정말 고마워! 하지만 연구자가 되려면 우선 다른 사람과도 대화가 가능해야 할 텐데…….

복슬이: 일단 발성을 보조할 방법을 연구해 봐야겠어! 그게 내 다음 과제야!

응웰리 티아: 복슬이가 기뻐하는 것 같네요. 이번 일을 도와주셔서 감사합니다.

응웰리 티아: 근데 쭉 물어보고 싶은 게 있었는데요, 복슬이는 저를 어떻게 생각하나요……?

응웰리 티아: 이, 이럴 수가…….

응웰리 티아: 근데 귀여우니까 용서할래요! 자, 제가 쓰다듬어 줄게요!

복슬이: 이 얼간이! 날 동물 취급하지 말라고! 응웰리 티아: 아, 기다려! 도망치지 마, 복슬아……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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